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 - 홍봉기님 (사회복지사와 지역활동 그리고 노동조합)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2023. 8. 14. 18:39
*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23년 6월 7일 (수) 오후 2시
장 소 :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사 진 : 남춘호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안녕하세요. 홍봉기 팀장님. 우선 이 인터뷰 글을 읽으시게 될 지역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홍봉기 (이하 기) : 뭘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모르겠으나(웃음) 태어난 곳은 성북구 돈암동이고 주로 정릉4동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 보냈습니다. 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갖게 되었고 노인 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등에서 일을 하다가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 사회복지사 홍봉기입니다.
홍 : 성북구를 떠났다가 다시 성북구로 U턴을 하신 거군요. 그동안 복지관을 통해 많은 활동과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사회복지사가 되셨는지 궁금하고 어떤 이유로 정릉종합사회복지관으로 오시게 되었나요?
기 : 어렸을 적에 학교에 문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벌점을 받았고 벌점을 상쇄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했어야 되었는데 부모님께서 자주 다니시던 불교법인의 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며 사회복지사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사회복지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 이후로 틈틈이 사회복지사에 대해 알아보니 사회복지사라는 직업 자체가 선한 직업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전문성도 갖추어야 되는 전문직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사회복지사의 선한 이미지 때문에 망설여졌죠. 제가 그렇게 착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아니라서(웃음)
꿈꾸던 사회복지사가 되었는데 여러가지 배워야될 것이 많았습니다.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2014년경 후배들과 함께 사회적경제를 공부하며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의 융합에 대해 한참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활동 중 지역조직화도 중요한 부분인데 사회복지현장에서는 지역조직화의 영역이 잘 드러나지 않고, 서비스전달체계의 돌봄의 역할들만 드러나 사회복지 영역의 전부인 것처럼 알려지는 게 안타까웠죠. 이런 고민 중에 운 좋게도 지역조직화영역을 우선시하는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 입사하여 지금껏 지역조직화 사업을 위해 동료들과 고민하고 주민들을 기다리며 주민들과 의미 있는 활동들을 하나 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홍 : 보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복지 활동을 고민하셨군요. 우여곡절 끝에 정릉사회복지관에 오시게 되었는데 고민하셨던 부분이 현장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방향성을 잘 잡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활동 방향을 중점적으로 생각하셨고 주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기 : 복지관은 크게 3가지의 사업을 합니다. 서비스제공, 사례관리, 지역조직화 이렇게 3가지인데 처음 6개월 동안 서비스제공팀에서 근무하고 그 이후부터는 지역조직화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구상해왔던 지역축제 및 한평복지관 등등을 주민의 정체성 및 주체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민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민들을 자주 만나려고 노력했고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조치하고 놓치지 않고 피드백을 주는 것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너무도 훌륭한 동료들을 만나 저의 생각에 동의를 해주었고 잘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가 맡은 역할들도 충분히 잘 했지만, 방향성이 맞으니 지역 안에 시너지 효과까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동료들에게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고민하고 활동 할 수 있었고 틈틈이 책도 읽으며 눈높이를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은 평생에 한번 있을 큰 행운이었습니다.
홍 : 그렇게 차근차근 잘 해오셨는데 노사갈등으로 인하여 한동안 시끄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갈등의 발생과 과정은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데 갈등의 봉합 및 화합의 과정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 : 사회복지를 하면 할수록 벽처럼 다가오는 랭크조직의 한계 그 한계를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직원들이 전문가로서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시설장에게 문제제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던 일들이 결국 시설장이 물러나게까지 되면서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선을 피하는 것보다 이러한 문제들이 내부적으로 계속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로서 노동자로 정당한 권리보장을 위한 해결책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노동조합을 결성했지만 대한민국에 팽배하게 자리 잡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는 끝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와 동료들은 계속 업무적으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저희를 대놓고 비난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내외부에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도가 넘치는 행위를 하는 이들과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말씀하신대로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었기 때문에 자세한 경위는 생략하겠습니다.
결국 복지관을 위탁했던 법인이 복지관을 내려놓게 되었고, 6차 공고라는 긴 시간까지 위탁법인을 찾지 못하였지만, 7차 공고에 현재의 사회복지법인 SW복지재단이 구원투수로 등장하여 현재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법인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이전에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있고 소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니 신뢰 관계도 잘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홍 : 이유가 어찌되었든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노사갈등은 지역주민들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고 기존의 신뢰성과 같은 부분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조치 같은 것들이 필요했을 텐데요. 어떠한 활동을 통해 복지관의 신뢰성을 회복해나가고 있으십니까?
기 :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더하기축제, 한평복지관 등 기존의 사업들을 통해 꾸준히 주민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결국 주민들에게 정성껏 다가가기 위함이었음을 알려 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노사갈등의 핵심적인 부분보다는 사적인관계로 사안을 평가하시는 것에 있어서 섭섭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 또한 저희가 꾸준히 만나면서 소통한다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 : 말씀하신대로 주민들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어 가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고 복지관에서도 많은 대외활동 및 행사들이 이루어질 것 같은데 최근에 어떤 것을 준비하고 계신지요?
기 : 매년마다 진행하는 더하기축제가 있습니다.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공동의 경험을 만들어가며 가치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저는 운동은 습관이 되었을 때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동체적 활동을 습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더하기축제가 공동체적 습관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중요한 매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하기 축제가 결국 지역공동체의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게끔 복지관의 모든 동료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하기축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도 부탁드리겠습니다.
홍 : 더하기축제를 즐기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공동체경험이 잘 축적되는 축제가 기원하겠습니다. 끝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기 : 복지관은 주민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주민들이 주체성과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트레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체육관에 트레이너처럼 돈을 내고 이용하는 트레이너가 아닌 지역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하여 활용할 수 있는 트레이너죠. 지역의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복지관과 사회복지사를 활용하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공동체의 경험을 많은 주민들과 함께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 :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 : 복지관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히 돌아가실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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