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 - 송향숙님 (초고령사회와 노인종합복지관)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2023. 11. 2. 15:18
*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23년 10월 10일 (화) 오후 4시
장 소 : 성북노인종합복지관
사 진 : 이선영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이 인터뷰 글을 읽으시게 될 지역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송향숙 (이하 향) : 안녕하세요. 25년차 사회복지실천가 닉네임 들꽃향숙 송향숙입니다. 현재 서울특별시립성북노인종합복지관 관장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고향은 충청남도 부여이고 10살까지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그 시절이 제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시절인 것 같아요. 어릴 적 흔히 보았던 들판의 들풀들과 잘 어울려져 있는 들꽃처럼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그 속에서 빛나 보이는,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면서 빛나는 삶을 살고 싶어서 닉네임을 들꽃향숙이라 지었습니다. 요새 유행하는 MBTI는 ENFP인데 외향적이고 관계 지향적이면서 삶에 대해 긍정적 면을 바라보고 비전 있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북에서 사회복지실천가로 함께 한지는 17년차인데요. 처음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하게 된 곳은 정릉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2007년에 과장으로 입사하여 아동청소년복지사업을 주로 담당하였고 위탁형 중등과정의 대안학교[아우름학교]를 8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정릉에서 살기좋은마을만들기사업도 하면서 정릉여성새로일하기센터도 유치했고, 과장, 부장으로 12년 2개월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다 2019년도 8월 성북노인종합복지관을 사회복지법인 한기장복지재단이 위탁하게 되면서 관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현재 5년차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홍 : 꽤 오랫동안 복지사로 살아오셨는데 어떠한 계기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시게 되었나요?
향 : 청소년 시절에 저에게도 사춘기가 왔는데, 사춘기가 되면 이러저런 고민이 많아지잖아요. 맏딸이라서 그런지 고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뭐 그리 큰 고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등학교 시절에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하였는데 자기주도적인 일들을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런 청소년 시절을 보내면서 막연하지만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담사가 되길 꿈꾸었지요. 그러다가 사회복지학과에서도 청소년복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신대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성북구에 있는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3년 정도 청소년복지사업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수원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렇게 성북구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강북에 있는 열린사회북부시민회와 참여연대에서도 자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으며, 처음 군포종합사회복지관을 시작으로 도시속작은학교, 당동청소년문화의집을 거쳐 2009년에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 입사하면서 성북구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홍 : 종합사회복지관과 노인특화 복지관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일반인들 입장에선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지가 궁금할 것 같습니다.
향 : 기능적 차이와 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복지법에, 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설치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합사회복지관은 전 연령층, 복지관 서비스권역 살고 있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사업을 한다면 노인종합복지관은 성북구 관내 60세 이상 주민들을 위한 복지실천을 하게 됩니다.
홍 : 그런 차이가 있군요. 그렇다면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노인종합복지관에 오시면 다른 경험들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노인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시면서 특별히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향 : 특별한 에피소드는 아닌데 종합사회복지관에 있을 때는 부장, 과장의 입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제한적인 입장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인종합복지관의 관장이 되어보니 예전보단 자율권이 주어졌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크게 느껴졌습니다. 관장이 되어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10회기에 걸쳐 비전수립을 위한 비전공명워크샵을 가지면서 복지관의 비전과 미션을 함께 만들어 나갔지요. 34명의 직원뿐만 아니라 33분의 어르신들과도 함께 했습니다.
사회복지에 있어 중요한 가치인 존엄을 바탕으로 동료실천가들과 함께 수립한 비전[어르신과 모든 세대가 존엄한 주체로 존중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사회], 미션[우리는 다양성을 인정한다. 우리는 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을 함께 한다]를 토대로 존엄조직문화와 존엄복지실천을 위해 일터에서 함께 학습하고 소통하며 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일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사입니다. 매일아침 직원들과 어르신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인사는 함께 일하는 동료실천가와 어르신들을 환대하고, 모두의 아침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1층부터 5층까지 돌면서 인사를 나누면 어르신들께서 요청하시는 사항들도 자연스레 받으면서, 사소하지만 묵혀두면 커질 수 있는 문제들도 바로바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어르신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복지관의 분위기를 한층 활발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홍 : 이제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고 성북구도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돌입할 것이란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노인종합복지관의 일들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떤 사업을 주력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향 : 예방적 패러다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그렇게까지 대비가 되지 않아서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성북구 같은 경우 중앙정부에서 줄인 노인 일자리사업에 대한 예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여 다행인데요.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빈곤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어르신들을 단순히 돌봄이나 부양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이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노인 일자리를 비롯하여 지역 사회에서 어르신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하시도록 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노인종합복지관의 화두는 어르신을 선배 시민으로 인식전환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봄과 부양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가치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존재로 부각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사회참여에 주력을 하고 있고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에서도 주요 방향성으로 설정하여 지역과 다양한 연대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홍 : 노령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노령세대 내에서의 다양한 욕구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될텐데요. 그렇다면 지역사회의 협력도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어떤 협력들을 하고 계신가요?
향 : 최근 세대갈등 이슈가 많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노인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가 상당히 많습니다. 단편적인 상황과 도출된 문제로 노인세대의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기는 어렵습니다. 사회보장 문제와 더불어 사회통합적인 측면에서 노인세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앞서 말씀드린 선배 시민으로서의 노인의 상(像)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복지관에서도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을과 함께 동행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성북마당과 같은 지역네트워크의 참여도 이런 부분에서 관계맺음입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와 돌봄관련 연구사업도 같이 하였고, 봄봄 단체와 선배시민봉사단이 함께 마을단위의 담배꽁초 줄이기를 위한 바닥 빗물받이에 고래그림그리기 사업도 하였고, 성북구공정무역센터와 교육협력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지역의 생활이슈에 어르신들이 선배 시민으로서 주체적인 활동과 가치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노인의 날 대신 선배 시민의 날 캠페인 행사도 하며 다양한 지역 연계 사업들을 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실천을 위해 실무자와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이해와 동의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긴 합니다. 그래도 꾸준히 도전하고 시도를 해야겠죠.
홍 : 많은 활동들을 하고 계신데 말씀하신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끝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특히 노인세대 진입을 앞 둔 주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길 바랍니다.
향 : 본인이 어르신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면 손들라고 이야기하면 손을 드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 모두 청년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노인이 되는 것은 자연적으로 정해진 일이죠. 내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라고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노인 관련 정책과 사업을 함께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연대와 협력은 가장 큰 힘이잖아요.
홍 : 연대와 협력이 가장 큰 힘이라는 말씀이 의미심장한 것 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향 : 저야말로 귀한 걸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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