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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20년 07월 12일 (일) 오후 1시 30분

장 소 : 카페 아띠

사 진 : 정미림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우선 이 글을 읽으시게 될 성북구 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진만옥 (이하 진) : 안녕하십니까? 저는 종암동에서 노래방을 운영 하고 있는 진만옥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62년생 호랑이띠, 59살이고 종암동에 27년째 살고 있습니다. 고향은 종암동이 아니라 원래 안산에서 살았었는데 전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사촌누나의 권유로 식자재 도매업을 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었습니다. 가스차에 치었는데 두개골이 함몰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었죠. 요즘으로 말하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인데 가스차가 전방주시를 안 하고 가다가 아들을 친 거죠. 그 때 전주에서 사는 것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는데 마침 종암동에 살고 계신 작은아버님께서 서울에 올라 와보라고 권유를 하셨고 94년도에 이주하여 현재까지 살고 있습니다.

 

: 그러면 종암동에 오시면서 바로 노래방을 개업하신 건가요?

 

: 처음엔 슈퍼를 운영했었습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옛날에는 슈퍼들이 동네 사랑방처럼 주민들이 이용했었죠. 자주오시는 주민들과 친해지면서 술도 자주 마시고 노래방에도 놀러가곤 했죠. 그러다가 자주 가던 노래방의 주인이 노래방을 매각하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노래방도 한 번 운영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어요. 그런데 슈퍼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지인께서 선뜻 목돈을 빌려주신 겁니다. 차용증도 없이.

 

그걸 계기로 노래방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슈퍼를 운영하고 와이프는 노래방을 운영하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많이 힘들어 하더군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엔 진상 손님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와이프와 상의하여 슈퍼를 접고 노래방만 운영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2011년도에 편의점을 운영했는데 잘 되지 않아서 1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고, 다시 노래방에만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 도대체 어떤 진상 손님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진상 손님 이야기뿐만 아니라 노래방을 운영하시면서 재미난 에피소드도 혹시 있으신지요?

 

: 재미난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어느 날 하루는 아침에 지인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노래방 문이 열려져 있다는 거예요. 달려가 보니 진짜 문이 열려져 있었던 겁니다. 분명 전날 문을 닫고 나왔는데 말이죠. 그래서 알아보니 전날에 손님 중 한 분이 술에 취해 노래방에서 잠들었고 저희는 그걸 발견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거였죠. 그래도 손님이 잘 나가셔서 다행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해드리자면 기본적으로 노래방에 화장실이 있는데 방에 소변을 보시는 손님들이 간혹 있습니다. 아무래도 술을 많이 드시고 오는 손님이 있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치우는 입장에서는 여간 곤욕스러운 것이 아니죠. 그리고 예전에 어떤 손님은 가스총으로 위협을 해서 식겁했던 적도 있습니다. 참으로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요새는 워낙 장사가 안 되니까 진상 손님이라도 자주 왔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손님이 더 줄어들어 너무 힘듭니다.

 

: 아무래도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노래방 같은 영업장은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많이 힘드신가 보군요.

 

: 코로나 초창기에는 그런대로 버틸 만 했어요. 그런데 진정이 되지 않고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말 그대로 손님이 급감하더군요.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7월 1일부터 노래방과 같은 다중이용시설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의무화가 되면서 그나마 오던 손님들도 발길을 끊었습니다. QR코드 인식으로 혹시나 자기 신상 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손님들이 많더군요.

 

어떤 단골손님은 자기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오시질 않습니다. 신분 노출 문제는 아니더라도 QR코드 입력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입력하시다가 어렵다고 화내시면서 가는 손님도 더러 계시구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 지금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보이는데 코로나와 관련하여 행정에서 지원을 받은 것은 없으신가요?

 

: 4월 1일부터 2주간 휴업을 하면 구청에서 지원금을 준다고 했는데 저희는 3월 말에 이미 자체적으로 휴업을 했었기에 더 이상 휴업을 연장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금을 포기하고 운영을 했었습니다. 구청에서 주는 지원금으로는 가게 운영비를 해결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지라 위험을 무릎 쓰고 운영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종암동에 노래방이 14군데가 있는데 장사 개시를 못하는 가게들이 상당히 많아요. 저희도 토요일에 하루 종일 3팀 밖에 받지 못했어요. 평소 같은 토요일이라면 룸이 없어서 손님을 돌려보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했는데 하루 종일 3팀만 왔었습니다. 방역 관련해서는 주민센터에 요청을 하여 방역지원을 받은 적도 있지만 그 이후로는 자체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습니다. 구청에서는 코로나 확산으로 구하기 힘들었던 소독 스프레이, 손세정제, 비대면 열감지기를 지원받아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그런 상황에서 정부에서 주는 재난지원금 사용 용처에 노래방은 유흥주점과 함께 묶이면서 사용할 수 없는 영업장이 되었는데 어떤 심정이신지요?

 

: 노래방에서는 주류 판매를 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은데 많이 아쉬울 따름이죠. 그래도 지역화폐는 사용 가능했는데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사용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간혹 가다가 손님들 중에 왜 재난지원금을 못 쓰냐고 역성을 내시는 분들도 계세요.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노래방을 고위험군으로 지정하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식당 같은 곳도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것은 비슷한 상황인데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 노래방은 집합제한 행정명령에 따른 영업자 준수사항이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맞지가 않아요. 현실에 맞게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행정명령 준수사항은 저를 위해서라도 지키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부디 현실적인 방법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지역 내에서 노래방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 예전에는 노래방들끼리 경쟁의식이 치열했어요. 과다한 경쟁보다는 서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종암동 노래방협회를 만들어 운영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입장 차이로 인해 다시 와해되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하여 노래방 업주는 누구나 힘들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노래방협회를 만들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도 공유하고 노래방 운영에 있어 좋은 방안을 함께 찾아보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이신 손님들로 인해 먹고 사는데 지역에 봉사활동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봤으면 합니다. 이상입니다.

 

: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확 풀어주는 여가시설인 노래방이 다시 재기능을 발휘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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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북마을살이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