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 - 김정선님 (거점형 마을 활동의 지속성)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2022. 11. 30. 17:36
*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22년 11월 24일 (목) 오후 2시
장 소 : 정든마을 주민공동이용시설
사 진 : 정미림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최연희 (정말기록당)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안녕하세요. 대표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우선, 정든마을의 활동에 대해 저는 익히 알고 있지만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처음으로 정든마을과 대표님을 알게 되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정선 (이하 김) : 안녕하세요. 정든마을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선이라고 합니다. 제 원래 고향은 충청북도 단양입니다. 1978년도 취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신한은행의 전신인 조흥은행에 입사를 했고 2016년도에 퇴직을 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던 중, 2000년도 즈음에 정릉3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도에 무슨 마을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아내가 주민설명회가 있으니 함께 가보자고 하여 궁금하기도 하여 참여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진행한다는 설명회였습니다. 당시엔 사람들의 관심이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있었는데 그거와는 성격이 다른 주거환경관리사업을 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실망하여 이후에 진행된 설명회에는 참석을 많이 하지 않더군요. 저도 한 번 설명회를 들으니 관심이 가질 않아 참석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내가 자꾸 참석해보라고 권유를 해서 계속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마을공동체 활동을 한다고 참여를 권유 받았습니다. 사실 직장 생활을 하느라 지역이나 마을활동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잘 모르기도 해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계속 권유를 해서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에 참여를 하여 2013년도에 부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도에 이전의 대표님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시게 되었는데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의 규칙상 대표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만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저를 좋게 보셨는지 대표로 추대를 해주셨고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표를 맡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홍 : 그러면 정든마을에서 활동하신 것은 사모님의 권유 덕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김 : 그렇습니다. 제 아내가 저보다는 지역 활동을 더 먼저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 아내도 2000년도에 이사를 와서 지역에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우연치 않은 계기로 부녀회 활동을 하게 되었고 열심히 활동하다보니 부녀회의 부회장까지 맡으면서 10년 넘게 지역 활동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본인도 지역 활동에 보람을 많이 느꼈는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한테도 이런 저런 권유를 해주었고 그 중에서도 정든마을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주었습니다. 제 아내도 정든마을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의 총무를 제안 받았는데 완곡히 거절하고 일반 회원으로만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 : 정든마을에서의 활동만 대략 10년이 되어 가시는데 그동안 다양한 활동들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여러 활동 중 어떤 활동이 가장 뜻깊은 활동이셨나요?
김 : 2014년도에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으로 차 없는 골목 놀이마당이라는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골목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를 다시 되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진행한 사업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겁도 없이 골목을 막고 놀이터를 만들려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당시엔 좋은 취지이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행사 전에 주민들에게 주말에 골목놀이터를 진행한다고 알리기도 했는데 막상 행사당일 몇몇 주민들에게 소음 문제에 대한 민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 분들과 함께 민원을 제기하신 주민들을 찾아가 사업의 좋은 취지에 대해 설명도 하고 양해도 구했습니다만 결국 이틀을 진행하기로 했던 행사를 하루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서운한 마음도 들고 허탈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하루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이 차 없는 골목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도 뿌듯했습니다.
홍 : 저도 당시 마을지원활동가 입장에서 정든마을을 담당했었는데 민원을 제기했던 주민들에게 찾아가 설명을 하시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도 뿌듯함이 더 크셨던 거군요. 그러면 반대로 마을활동을 하시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없으신가요?
김 : 가장 아쉬운 부분은 주민참여 부분입니다. 우리 마을의 일이니만큼 많은 주민들이 함께 해주셔야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그래서 한 번은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음식 나눔을 통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먹는 즐거움을 나누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음식 나눔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처음엔 6~70명 정도의 주민들이 오셨는데 정작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 회원으로 1명만 참여를 해주셨습니다.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하여 많은 기관들이 우리 정든마을을 도와주고 계셔서 감사합니다만 마을 일은 주민들이 함께 해주셔야 의미가 있는데 노력한만큼 주민 참여가 늘어나지 않아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홍 : 어느 지역이나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마을 활동을 만들어 나가야할까요?
김 : 10년 동안 마을 활동을 해왔고 이런저런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우면서도 우리 지역에 맞는 사업 또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정든마을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이 15명인데 10여명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야를 좀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하고 운영위원도 공모형태로 모집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주거환경관리사업 대표자회의를 가보면 대부분 어르신 중심으로 마을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한계가 오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핵심적으로 활동하신 분들이 대부분 나이를 드셔서 여러모로 물리적 활동의 제약을 받게 됩니다. 이제는 아동과 청소년 중심으로 활동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 우리 지역은 원룸이 많고 원룸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있는데 이러한 지역 내 청년들과도 함께 활동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마을을 만들어 가야할 것 같습니다.
홍 : 정든마을처럼 주민공동이용시설이 있는 지역은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전기세, 수도세 등등 이러한 부분과 행정적인 사무처리 부분도 주민들에게는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 : 주민공동이용시설 관리비용은 주민들이 마을기금을 모아서 해결해왔습니다. 정릉시장이나 복지관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 감사하게도 우리 마을을 위한 부스를 내줍니다. 그 부스에서 마을기금을 모을 수 있는 팝콘을 판매하는데 판매 이익금을 마을기금으로 전환합니다. 또 다양한 지역에서 우리 마을에 탐방을 오는데 탐방비도 마을기금으로 전환합니다. 그렇게 마을기금을 모아서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인터넷 비용, 정수기 대여비 등 대략 한 달 30만 원 정도의 주민공동이용시설 운영비를 해결하고 있고, 현재 우리 마을의 마을기금은 400만 원 정도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마을코디네이터라고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진행하는 지역에 행정사무를 도와주는 인력 지원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지원이 중단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행정 사무 처리가 너무 어려웠는데 우리 마을의 돌봄 사업 활동가가 고맙게도 총무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활동가께서 건강문제로 그만두게 되어 못 나오면서 이후에는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의 문화부장이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정든마을작은도서관,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요.
홍 : 지역 네트워크가 서로 도움을 주고 있으니 너무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끝으로 마을활동을 하고 있거나 마을활동을 꿈꾸는 주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김 : 마을활동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초반부터 마을활동을 한 사람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앞으로 마을활동을 열심히 하느라 지친 사람들의 에너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도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주민들의 등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새롭게 동력을 얻는 것도 필요하고 또 마을 간 네트워크를 이끌어 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이 더욱 뭉쳐서 자립도를 높여야 되는 전환의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원이라는 것이 있으면 좋지만 항상 지원만 받기도 어렵고 정책이라는 것도 변하기에 자립에도 신경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 정든마을처럼 주변에 도움을 주는 기관들이 많다면 자립의 길로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지역들은 많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을마다의 상황이 다르니 행정에서 보다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주민들이 더욱 잘 뭉쳐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홍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덕분에 정든마을에는 오랜만에 놀러온 것 같습니다.
김 : 저야말로 우리 마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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