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 - 신동민님 정문경님 (지역협치)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2019. 8. 1. 16:23
*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19년 7월 19일 (금) 오후 7시
장 소 : 맘콩카페
사 진 : 고은선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전미희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안녕하세요. 협치지원관 여러분. 우선 이 글을 읽으시게 될 지역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각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동민 (이하 신) : 안녕하세요. 성북구 협치지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동민입니다. 현재 중랑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토박이입니다. 협치지원관이 되기 전에는 서울시 지역공동체 담당관 청년활동가로 활동을 하다가 협치에 관심이 생겼는데 마침 성북구에서 협치지원관을 모집한다고 하여 지원하였는데 다행히 합격을 하여 올해 2년차가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문경 (이하 정) : 안녕하세요. 성북구 협치지원관 정문경입니다. 저는 부산 출신입니다. 협치지원관이 되기 전에는 문화예술관련 공공기관에서 행정지원 관련한 업무를 주로 하다가 올해 2월 성북구 협치지원관이 되어 현재 열심히 배우면서 활동하는 중입니다. 원래 성북구에는 임시로 머물려고 왔는데 다행히 협치지원관이 되어 성북구에 거주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과 즐겁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홍 : 각자 어떤 계기로 성북구 협치지원관에 지원하시게 되셨나요? 협치라는 분야가 민과 관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하는 힘든 분야라 남다른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신 : 예전부터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마을공동체 분야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다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청년활동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협치에 관한 정책과 사업이 만들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치구 단위에서는 협치가 어떻게 구축이 되어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동안 주로 연구 활동을 해왔는데 연구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고, 기존의 하향식 정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상향식으로 바뀌어나가는지, 그 과정에서 누가 기획을 하고 설계를 해나가는지가 무척 궁금했어요. 마침 성북구에서 협치지원관 공고가 나와서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정 :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지역별로 어떤 문화 자원이 다양하게 존재하는지, 주민들이 문화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는지 관심이 많았어요. 이전 직장에서 했던 일들은 공공분야 주체들만 만나서 논의하는 구조였는데 문화예술정책이긴 하나 제가 하고 싶었던 일과는 다른 행정지원에 관한 일이다 보니 업무 스트레스와 이렇게 정책을 기획하는 것이 맞나 싶은 회의감이 들었어요. 지역 주민들이 어떠한 문화 정책이나 사업을 원하는가를 파악하여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 한두 명이 대략적으로 판단하여 정책을 기획하는 것이 맞나 싶었던 거죠. 그래서 퇴사를 하게 되었는데 여유를 갖고 살펴보다보니 시야가 좀 더 넓어졌고 민과 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찾던 중 마침 성북에서 협치지원관을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행정과 전문가, 활동가, 주민들이 서로 합을 맞추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일이 보람도 있고 제 성향에 맞는 일이라서 그런지 즐겁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 : 각자 활동하던 베이스는 다르지만 협치지원관에 지원하신 계기는 비슷한 것 같네요. 그f렇지만 신동민 협치지원관님은 작년부터, 정문경님은 올해부터 성북구 협치지원관의 역할을 맡으신 거라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시면서 성북구의 협치에 대해 각자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요?
신 : 서울시에서 활동할 때는 여러 지자체를 바라볼 수 있지만 현장에 대한 밀착도가 낮다보니 현장의 분위기 파악이나 주민들과의 만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성북구에 와서 직접 지역 활동가와 주민들을 만나보니 상당히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경험치가 높은 활동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행정의 시스템을 잘 알기 때문인지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성북구의 활동가들이 경험치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정 : 아직 저는 지역 활동에 대한 경험치가 일천하여 비교하긴 그런데 협치만 보자면 협치 조례(註 : 서울특별시 성북구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조례)는 다른 조례에 비해 내용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자율성이 보장되어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자율성이 주어진만큼 다양한 의제가 등장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워요. 파급효과를 크게 줄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10억이라는 예산 안에서만 맞추어 보는 것 같아요. 조금 욕심을 내자면 10억을 마중물 삼아서 성북구 전체 구정을 주민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 있어 그동안 가로막혀 있던 민간과 행정 사이의 벽을 완벽히 허물기는 어렵겠지만 협치지원관은 벽 사이의 작은 길을 터주고 협치 문화가 잘 만들어져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홍 : 그렇군요. 많은 시사점이 담겨 있는 이야기를 해주신 것 같습니다. 말씀하셨던 예산이 집행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지역사회혁신계획이고 지역사회혁신계획은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잖아요. 계획을 수립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이런 것이 협치구나’ 라고 느껴졌던 에피소드가 있는지요?
정 : 최근 협치 사업들이 부분별로 실행을 하기 위한 구체화 작업 중에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대로 행정이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아닌 협치 기구에서 예산 집행 방식이나 계약 방식까지 같이 논의해서 최선의 방법을 민과 관이 함께 찾아가고 있는데요. 이 자체가 협치의 최대 이점이라고 봅니다. 한자리에 모여서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일방적이지 않은 것이고 나중에 문제 제기가 적어지잖아요. 보기에 따라서 비효율적일 수 있으나 공동책임제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고 있고 이것이 공공성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큰 작용을 한다고 봅니다.
신 : 서울시에 있었을 때 성북구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성북구에서 와서 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너무 많은 일들을 진행해서 그런지 행정과 주민의 역할이 명확하게 선이 그어진 것 같았어요. 달리 말하면 서로에게 기대하지 않은 것 같았죠.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협치가 제대로 작동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민간과 행정이 서로에게 양보를 해줄 수 있는 여유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협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긴 호흡으로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홍 : 어떠한 일이든 명암이 있게 마련인데 앞서 이야기들이 주로 협치가 잘 되고 있는 부분을 말씀해주셨다면 이번엔 이러한 부분에서 보완이 되거나 개선이 되면 성북의 협치가 잘 될 것 같은 부분을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 : 큰 틀에서는 모두 주민이지만 조금 구분을 두어 이야기를 하자면 성북의 경험치가 높은 활동가들이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여 집니다. 다른 말로 하면 활동가들과 주민들의 경험치나 인식의 부분에서 격차가 커서 주민들이 따라가기가 어려워하는 것이 보인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러다보니 협치지원관의 입장에서는 평균을 어디로 잡아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겨요. 협치 교육을 통해 풀어나갈 수도 있지만 세분화되어 진행되어야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정 : 저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예요. 다양한 대표성을 가진 주민들이 참여 하는 것이 맞지만 신동민 협치지원관님 말씀대로 경험치나 인식에 있어 차이가 나다보니 평균을 어떻게 잡아야 될지 모르겠어요. 협치를 민원으로만 제기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전문성을 발휘하여 방법을 찾아가는 분들이 섞여 있어서 저희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고 새로 참여하시는 주민들은 어떻게 하셔야 되는지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차이를 좁혀가는 방법을 계속 찾고 시도해봐야 할 것 같아요.
홍 : 현실적인 이야기이군요. 그럼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계속 찾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분위기를 바꾸어 다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찌 보면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청년계층인데 청년의 관점에서 지금의 협치 정책이나 사업이 청년들의 지역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이시는지요?
신 : 협치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청년들을 만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극복하고자 협치성북회의에서 청년분과를 만들긴 했지만 어렵다고 보여 집니다. 제 주변을 둘러봐도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자하는 청년은 극소수에 속하거든요. 분과를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유도 요인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정 : 저는 토박이로 살아본 적이 없어요. 직장은 언제든 바뀌고 그에 따라 사는 곳도 바뀐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 말은 지역 정주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대부분의 청년들이 이러한 상황일 것 같아요. 일자리가 불안함에 따라 정주성이 생기기 어렵고 그렇다면 당연히 지역에 관심을 가지긴 어렵겠죠. 저 같은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퇴사를 하고 나서 시간이 남고 심심하다보니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심심할 때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거창한 것보단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청년을 끌어드리는 요인이 아닐까 싶어요.
홍 : 좋으신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 성북구의 협치 활성화를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주시길 바랍니다.
신 : 일단 협치가 나온 배경은 지역 문제를 잘 아는 주민들이 협치를 만들어나가라는 의미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수록 바뀔 것 입니다. 다만 빠른 시간 내에 되지 않을 것이고 행정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과정이니만큼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긴 호흡으로 협치를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
정 : 쉽게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이 내가 이걸 몇 번 얘기했는데 전혀 바뀌는 게 없다며 속상해하시거나 활동을 꺼려하십니다. 공론을 확인해야하는 작업도 필요하고 절차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존재합니다.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고 당장은 아니지만 바꿀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 예정이오니 진득하게 기다려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홍 : 장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성북의 협치를 위해 애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신 & 정 :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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