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21년 02월 08일 (월) 오후 2시
장 소 :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사 진 : 김기민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한정혜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안녕하세요. 배미영 대표님. 우선 이 글을 읽으시게 될 지역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내용을 포함하여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배미영 (이하 배) : 자기소개는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안녕하세요. 주민 여러분.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미영이라고 합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은 장애성인들의 교육권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성북구와의 인연은 2007년도 안암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서울 내 장애성인 교육권을 위한 단체는 노들장애인야학이 유일했어요. 지금은 대학로에 있지만 당시에는 워커힐 호텔 근처에 있는 정립회관 에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접근성의 문제가 있다 보니 성북, 동대문 권역에도 장애성인 교육을 위한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뜻이 맞는 분들이 생겨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을 만들게 되었고 저는 사무국장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길음뉴타운 자사고 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잖아요. 길음뉴타운 자사고 설립 반대를 위해 만들어진 평등교육실현성북연대라는 네트워크 참여를 시작으로 지역 내에서 다양한 연대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은 안암동에서 동선동으로 자리를 옮겨 꾸준히 장애인들의 교육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홍 :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의 활동도 상당히 바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선동 주민자치회에 참여하신 동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배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2015년도에 너른마당이 안암동에서 동선동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찾아가는 동복지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동선동에 마을계획단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함께 활동해주시길 권유해주셨어요. 처음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부담스러웠으나 장애인 학생들과 지역을 돌아다니다보니 지역에서, 일상에서 장애인들이 살아가기 위한 지역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되었어요. 비록 더디긴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변화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희망을 가졌고 마을계획단 종료이후 서울형 주민자치회가 실시되었는데 주민자치회에도 지원하여 선정되었고 계속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동선동 2기 주민자치회에서는 부회장까지 맡게 되었네요.
홍 : 동선동 주민자치회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 중 나눔점방이 상당히 이색적인데요. 어떤 사업이고 어떤 목적으로 진행되었는지요?
배 : 나눔점방의 이름을 잠깐 소개해드리면 옛날에 작은 가게들을 점방이라고 불렀잖아요. 소소하지만 작은 나눔을 실천하자는 의미에서 레트로한 느낌으로 나눔점방이라고 이름을 지었고요. 작년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라는 주제로 동선동 주민자치회에서 3차례의 공론장을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 공론장에서 이러한 공론장이 단순한 의견 교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작은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우리가 살아가야할 환경을 생각하며 플라스틱을 덜 쓰기 위해, 마포의 알맹상점을 벤치마킹하여 나눔점방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천연수세미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제품들을 담아갈 수 있는 용기만 들고 오시면 누구나 구매가 가능합니다. 위치는 동선동 주민센터 2층에 있는 주민자치회 사무실로 오시면 됩니다. 사실 샴푸같이 자주 쓰는 생활용품들도 판매하고 싶었지만 자격 조건이 있다 보니 판매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네요. 앞으로 성북구공정무역센터와 협업을 통해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덜 쓰기 위한 실천 방안을 널리 알릴 계획에 있습니다.
동선동 주민자치회 위원들과 나눔점방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 중이신 배미영님 (사진제공 : 배미영님)
홍 : 환경을 위해서, 그 환경 속에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세대를 위해서 상당히 의미 있고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되는데 아무래도 주민자치는 진행 과정에서의 협의와 합의도 상당히 중요하잖아요.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배 : 사업 자체는 저희가 목표를 크게 두지 않고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을 목표로 잡았기에 어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앞서 말씀드린 공론장을 운영할 때 힘든 점이 있었는데요. 1차는 환경 전문가와 2차는 환경 문제를 다루는 K-뉴딜 위원회에 속한 지역 국회의원과 3차는 다른 지역에서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와 함께 공론장을 진행했는데 2차시였던 지역 국회의원과 진행할 때 조금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선출직 공무원이다보니 선거법에 저촉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어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했는데 2주 뒤에나 답변이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는데요. 그렇게 되면 전체 공론장 진행 일정에 있어 차질이 생기게 되는 거죠. 상당히 당황스럽더라구요. 다행히 저희 주민자치회 회장님이 계속 선관위에 답변을 재촉하여 답변을 빨리 받았고 차질 없이 공론장을 운영할 수 있었는데요. 주민들은 선거법에 관련하여 익숙하지 못하잖아요. 그에 반하여 행정은 잘 알고 있잖아요. 공론장 운영 계획이 주민센터에도 공유가 되었는데 선거법에 익숙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이러이러한 부분을 미리 준비해두시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마음을 덜 졸이며 진행 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또한 상업적 이윤보다는 환경적 가치가 더 중요한 사업인데 이런 부분에 있어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얼마 전 마포의 알맹상점에서 저희를 홍보해주셨고 그걸 보고 다른 지역 주민이 오셔서 구매하고 가셨는데요. 이렇게 조금씩 가치가 확산되고 참여가 확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자연 환경 파괴가 결국 우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현실이고 비록 동네에서의 일이지만 일상에서 이런 움직임들이 이어진다면 조금씩 바꾸어 나갈 수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선동 주민자치회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자치회에서도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친환경 사업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홍 : 저도 그런 가치가 확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동선동 주민자치회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또는 관심을 두고 활동하실 계획이신가요?
배 : 나눔점방이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을 고민하고 있고요. 마을계획단 때부터 이어온 되살림장터인 동선나누장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물론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쉽지 않겠지만 대안을 찾을 예정이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북구공정무역센터와의 협업과 같은 연대 활동을 통해 좋은 가치를 널리 확산하기 위한 방법들도 많이 찾고 싶습니다.
홍 : 동선동 주민자치회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자치회에서 지역을 위해 좋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작년 12월 국회에서 지방자치법이 개정될 때 주민자치회 조항이 통째로 삭제되었는데요. 현장에서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는 주민자치회 위원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배 : 또 저런다 라는 생각이(웃음)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로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환되고 있는데 언제까지 우리는 시범사업만 해야 하는 생각도 들고 약간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점점 하락하는... 정부에서 준비 중인 주민자치 혁신안들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왜 의회에서는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주민자치회가 그렇게 무서운지, 그럴 거면 주민자치회는 왜 만들었는지 별의별 생각들이 들었어요. 조금 짜증나기도 했고요.
다시 입법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고 있는 주민들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께서 회의감이 들지 않도록 잘 처리해주시길 바라고 주민들께서도 이런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잘 지켜지도록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 : 이번엔 주민자치회 관련 법안들이 잘 통과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주민자치회에 관심 있는 주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배 :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이나 사업이 펼쳐지는 것도 좋지만 어떠한 가치를 지향해야 되는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고 그러한 가치가 우리 일상에 녹아들기 위한 실천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이잖아요.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열려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에 대하 주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주민자치회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홍 :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눔점방의 가치가 널리 확산되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