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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마을살이연구회가 만난 주민들은 성북구 지역 내의 다양한 이슈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주민의 의견은 본 단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시 : 2021년 06월 26일 (토) 오전 11시

장 소 : 공간민들레

사 진 : 정은진 (성북마을살이연구회)

정 리 : 홍수만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이하 홍) : 안녕하세요. 정모경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이 인터뷰 글을 읽으시게 될 지역주민 여러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모경 (이하 정) : 도서출판 민들레에서 디자인, 행사 기획 등등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 정모경이라고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정릉인데 원래 고향은 경남 진주예요. 서울에서 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상당히 먼 곳이죠(웃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진주에서 살았어요. 그러다가 20살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유학 생활은 6년 정도 했는데 2019년도에 다시 귀국하여 서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에 성북구 정릉에 있는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곧 있으면 정릉으로 이사 온지 1주년이 됩니다.

 

: 진주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 서울로, 서울에서도 정릉으로... 다이나믹하게 이사를 하신 것 같은데 요새 청년들의 심각한 주거 문제와 연계하여 질문하자면 거처를 구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 진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 때는 잘 몰랐어요. 그러다 영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모든 게 낯선 상황이잖아요.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우선 살 집부터 구해야 되는데 집구하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한국은 보통 부동산이나 중개 사이트를 통해 임대할 집을 구하고 집주인과 2년 정도 계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잖아요. 영국에서는 일단 언어가 다르다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다행히 영국의 한인 사회를 통해 서블렛 형태로 집을 구해 살게 되었어요. 집은 구했지만 불안정한 서블렛 형태이다보니 자주 이사를 다니게 되었지요. 자주 이사를 다니다보니 여러모로 시간을 뺏기게 되고 자금의 안정성도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유학이 끝나갈 무렵에는 안정적으로 자리잡혀 가면서 다행이었지만요. 공부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서 청년뉴딜일자리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공간민들레에서 ‘지역혁신청년활동가’로 2년간 근무하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곳이 바로 현재 공간민들레와 같은 곳에 있는 민들레출판사예요.

 

 

 

 

 

 

한국으로 귀국하고 나서 강동구에 있는 천호동에 살게 되었어요. 서울에 아는 지인이 많지 않다보니 어렵게 살 곳을 겨우 구했지요. 천호동에서 성북구에 있는 도서출판 민들레로 오기 위해서는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처음엔 괜찮았지만 반복되다보니 오래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 점점 힘들어졌어요. 제가 일하는 곳이 단순히 출판 업무만을 하는 곳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 사업도 열심히 하고 있는 곳인데 집이 멀다보니 활동의 여력이 생기지 않게 되고 항상 조급한 마음으로 일을 빨리 마치려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영국의 유학생활과 맞물려 생각해보니 안정적이지 못한 주거 문제가 삶의 질을 점점 떨어트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저 뿐만 아니라 지역 활동을 하고 싶지만 주거가 안정적이지 못한 청년들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 아까 정릉에 있는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로 옮기셨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신 청년들의 주거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는 주거지인가요?

 

: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는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SH에서 운영하는 청년들을 위한 공동주거공간입니다. 성북에서 지역활동을 하며 알게 된 지인이 정릉에 있는 SH희망아지트 입주를 권해주셔서 살게 되었어요. 저렴한 주거비용도 주거비용이지만 주거지에서 살게 되었다는 안정감이 좋았어요. 이전에 살던 천호동은 술집이 즐비하고 번잡한 곳이었어요. 아무래도 20대 여성이 혼자 살기에는 불안한 구석이 많은 곳이죠. 성북구에서 일하면서 친구들도 생기고 성북의 다양한 지역 네트워크를 보며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냉큼 성북구로 오게 되었죠. 일단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어 지역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게 되었다는 것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 일단 많은 걱정거리들을 해소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런데 공동주거라는 것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적응하는데 괜찮으셨는지요?

 

: 영국 유학 생활을 쉐어하우스에서 했던지라 처음엔 부담감은 없었어요. 그런데 바로 이전, 천호동에서는 원룸에서 거주했거든요. 그 때의 생활습관이 있어서 그런가? 막상 공동 주거 생활을 하다 보니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생겼어요.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주거 구조가 빌라가 아닌 단층의 단독주택이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살던 집이 이런 구조라서 그런지 고향의 향수가 느껴지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반가운 집에 간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함께 살고 있는 동료들과 이런 공간을 잘 꾸미면서 재밌게 살고 싶어졌습니다. 다만 골목이 너무 후미져서 조금 아쉽긴 해요. 다행히 가로등이 생기고 있어 그 부분도 괜찮아질 것 같아요.

 

: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에 정착 이후 삶에 있어 어떠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나요?

 

: 아무래도 마을에 살게 된 느낌이 다시 들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네트워크 활동을 좋아하는데 가까운 거점 공간이 생겨 좋고 동료들과 마을에서 같이 살아가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정착을 하게 되니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들이 더 늘어가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성북의 청년 활동과 민들레에서 하고 있는 지역 사업들을 더욱 활발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공동주거 공간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는 정모경님 (사진제공 : 정모경님)

 

 

 

: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와 같은 청년 주거 정책이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만약 개선 사항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부분이 있을까요?

 

: 동료들과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사회 주택 보급만으로 궁극적인 주거 안정성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청년주택이나 공동체주택이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단순히 주거문제만이 아닌, 집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 주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 같아요. 단계적으로 청년주택과 공동체주택을 공급하며 주거에 대한, 삶에 대한 고민들을 나누다보면 모든 세대들을 위한 주거 안정성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주거 안정이 절실한 청년들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나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도 많을 것입니다.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와 같은 청년 주택이나 정책들을 더 많이 홍보하여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고시원이나 원룸텔에 사는 청년들에게 특히 많은 홍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터무늬 있는 SH희망아지트에 살게 되면서 주거 안정성과 공동체성을 느꼈듯이 다른 청년들도 혜택을 받으면 삶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끝으로 청년 주거 정책에 있어 지역 주민 또는 청년 정책 입안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성북청년시민회와 함께 가칭 정릉OO(땡땡)을 준비 중입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사회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해요. 서울 마포에 있는 청년주택이 생길 때 당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컸다고 하는데 청년들과 지역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교류의 장이 계속 늘어나야 서로 간의 인식 차를 줄이고 오해를 줄이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간중간마다 갈등의 요소는 등장하겠지만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다보면 청년을 찾기 힘들다는 주민자치회와 같은 지역 주민 조직에도 청년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서 평균연령이 낮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근차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인식의 차를 줄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있다 행사 준비가 있다고 하셨죠? 행사 준비 잘 하시길 바라고 편안한 토요일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갑자기 비가 오는데 조심히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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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북마을살이연구회